서권기

도자향 展

Feb 7 - 21, 2006

 

이번 전시는 오는 2월 7일(화)부터 2월 21일(화)까지  “박여숙 화랑”과 “려 갤러리”에서 열린다. 문방(文房)에서 주로 쓰이는 붓, 먹, 종이, 벼루를 일컫는 문방사우(文房四友)는 도구적 차원을 넘어 과거 문인화에 있어서 철학적 매개물로 인식되었다. 그런 점에서 문방사우는 서양의 화구를 대하는 관점과 달리 관념적인 차원을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사유방식은 문인화의 “대상 이면의 세계” 혹은 “형상 밖의 표상”에 대한 사유의 심원성을 중시했던 고유한 예술관에 근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 문인화적 예술관을 재조명하는 일은 유용하다. 왜냐하면 급격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현대사회는 안과 밖의 조화를 잃은 채 물질 자체에만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삶의 단면을 살피자면, 마치 거인증(giantism)에 걸린 아이처럼 미숙한 정신적 연령에 비해 외형만 기형적으로 비대해져 있다. 이는 정신이 배제된 채 물질 자체에만 지나치게 몰두하는 데서 기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말단 기예에 지나치게 몰두하거나 외물(外物)에만 몰입하여 본연의 뜻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완물상지(玩物喪志)’의 경계적 언술을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도자 문방구를 비롯한 도예와 문인화적 회화의 만남의 장이 될 이번 전시는 현대도예와 한국적 현대회화의 현재를 보다 색다른 접점 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익영, 이천수, 이헌정, 이영호, 이기조 등의 도예가들은 연적(硯滴), 연병(硯屛), 문진(文鎭), 필통(筆筒) 등 문방구 작품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도자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강미선, 문봉선, 송영방, 이왈종, 정광호, 허달재는 문인화적 예술관을 동시대적 맥락에서 반영하고 있는 회화와 조각 작품을 출품한다.

 

© Park Ryu Sook Gallery 2021. All rights reserved.

  • Facebook - Black Circle
  • Instagram - Black Cir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