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im, Man-Hyeok

가족-내면의 풍경화

Sep 12 - 30, 2006

한국화에 서양화 기법을 절묘하게 접합시켜 독특한 자기 세계를 구축한 임만혁이 청담동의 박여숙 화랑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2000년 동아미술제 대상으로 등단한 이후 작가에게는 세 번째 개인전이다. 임만혁은 현대 가족관계에 있어서의 소외와 소통 부재를 풍자적으로 묘사한 가족내면의 풍경화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최근작 30점과, 일반인들을 위한 소품 20점도 기획 전시된다.

 

1968년생인 작가는 2000년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으로 입상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고, 성곡 미술관이 발굴한 신진작가로 선정되어 2003년 3월 첫 개인전을 가졌다. 박여숙 화랑과 함께 참가한 2002년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임만혁은 출품작 11점이 모두 솔드아웃 되어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는 작가로 화제가 되었다. 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한국화로 급선회한 작가는 목탄 드로잉이라는 서양화 기법에, 한지와 동양화 채색염료를 사용한다. 목탄을 이용한 날카로운 선과 메마른 느낌은 인간의 깊은 내면을 표현하는데 주효했다. 이에 반해 인물묘사에는 원색을 주로 사용하여 따뜻하고 화려하다.

 

이번 전시에서 임만혁은 현대 가족관계의 갈등과 화합, 소통의 문제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동상이몽에 빠져있는 작중인물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잘 살아가는 것 같지만 소통이 막혀있는” 가족관계의 실체를 끌어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심리적 뉘앙스와 풍자적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인물의 형태는 변형되고 얼굴과 눈동자는 커진다. 임만혁의 방식은 어두우면서 재미가 있다. normal하면서 abnormal하다. 찌든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유머가 스며나온다. “나의 가족 06-2”에서 구부러진 어깨에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까칠하고 마른 아내의 엎뜨린 몸에 아이들과 말 타듯 올라앉아 있다. 아이들은 그 위에서 물구나무를 서며 놀고, 남자의 한 손은 아내의 엉덩이에 놓인 채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를 응시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작품은 여백이 대폭 줄었고 원색으로 묘사한 인물이 강조되어 어두우면서 유머가 넘치는 이중적 대비가 더욱 뚜렷해졌다. 인간 본연의 고독을 내면에 간직한 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서로 맞대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의 모습을 임만혁은 예리하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