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er Fry

아프리카의 향기 展

Mar 7 - 31, 2006

R. 프라이(Roger Fry)는 아프리카 조각을 '완전한 조형적 자유'로 정의했다. 피카소는 아프리카의 미술의 이러한 조형원리에서 현대성을 발견함으로써 입체주의(cubism)라는 현대미술의 본격적 장을 열었다. 브랑쿠시, 헨리무어, 자코메티 등의 거장 조각가들도 단순성, 추상성, 생명성, 응집성 등으로 대변되는 아프리카 미술의 조형원리를 자신들의 예술세계에 융합시켜 현대조각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이렇듯 20세기 초 현대미술의 등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아프리카 미술의 독창적 예술성은 오늘날의 격변하는 현대미술에 있어서도 여전히 유효한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다.

 

아프리카 미술은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이른바 영혼신앙(animism)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아프리카 미술에서 특징적으로 보여지는 독특한 조형원리는 결국 서구의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자만적 세계 인식과 달리 신성한 자연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을 총체적으로 표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토고의 폰(Fon), 말리의 도곤(Dogon), 나이지리아의 요루바(Yoruba), 아이보리 연안의 발루에(Balue) 등 원시부족들을 비롯한 에티오피아, 카메룬, 부르키나 파소, 콩고, 수단, 케냐 등 아프리카 주요 지역의 오브제 목조각 및 앤틱 작품 28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전시에 출품될 앤틱은 아프리카 미술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목조각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서 아프리카 생활예술의 다양성과 그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번 전시의 오브제 목조각이나 앤틱들은 비교적 소품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따른 저마다의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의자(chairs)나 등받이 없는 걸상(stools) 등은 유럽문화로부터의 영향을 보여주기도 하는 데, 이 자체도 다른 지역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아프리카화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서구 제국주의의 핍박 하에서도 결코 자신의 문화를 잃지 않았던 아프리카인들의 저력에 기인한다.

 

힘과 수호, 정령, 다산 등 아프리카인들이 삶 속에서 추구했던 각각의 목적성을 상징하는 오브제 목조각들과 앤틱들을 선보일 '아프리카의 향기'전은 아프리카 미술의 눈부신 생명력을 접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