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ER POWER

Choi Jeong Hwa, Kim Chong Hak, Koo Sung Soo, Kwon Ki Soo, Park Jong Pil, Huh Dal Jae, Kim Boske, Nathalia Edenmont, Bill Beckley

Mar 18 - Apr 18, 2015

박여숙화랑은 2015년 봄을 맞이하는 전시 Flower Power 를 개최한다. 최정화, 김종학, 구성수, 권기수, 허달재, 박종필, 킴 보스케, 빌 베클리, 나탈리아 에덴몬트 등 각자의 매체와 표현 방식으로 ‘꽃의 힘’을 보여주는 국내외 작가의 회화, 사진,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플라워 파워’라는 표현은 60년대 미국에서 전쟁과 폭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탄생된 슬로건이다. 이는 하나의 운동으로 발전하여 비폭력주의를 외치는 히피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는데, 이들은 꽃이 수놓아진 옷을 입고 머리에 꽃을 꽂거나 사람들에게 꽃을 나누어 주는 행위를 통해 평화를 전도하였다. 자신의 행복에 최대의 관심을 가지는 그들에게 꽃이란 평화의 상징이요, 자유와 사랑이었다.

정치, 사회적인 맥락에 앞서 꽃은 원초적이며 보편적인 미의 상징으로, 촌스러운 이발소 그림에서부터 전위적인 예술에까지 진부하게 차용되어온 소재이다. 이토록 닳고 닳았음에도 막상 대하면 질리지 않는 편안함이 있으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안겨주는 소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신비로움, 생동감, 우아함 등 다양한 의미까지도 함축하고 있으며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강렬하다.

 꽃을 나누어 주며 평화를 외쳤던 ‘플라워 파워’ 움직임은 오늘날 관객에게 불멸의 꽃을 선사하는 작가들에 의해 계속된다. 꽃 자체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거나, 추상적으로 의인화시켜 바라보거나, 환상 속의 정체로 인식하거나, 화면의 구도와 배경을 구성하는 요소로 적용하는 등 전시에 소개된 9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저마다의 해석으로 꽃을 표현하거나 표현의 수단으로 삼는다. 이들은 모두 꽃을 유일한 소재로 작업하지는 않지만 꽃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 본인의 대표작으로 인식되는 작가들이다. 그만큼 꽃은 많은 이들에게 있어 부정할 수 없는 추구의 대상이어서일까. 히피족 못지않게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꽃을 바라보고, 함께 있고 싶은 소망은 꽃이 현대미술에서 끊임없이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이유일 것이다.

 

최정화 (b. 1961) 한국을 대표하는 전방위 예술작가 최정화는 피고 지는 생명의 비밀스러움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꽃을 일찍이 작업의 원천으로 삼아왔다.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조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꽃은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를 통해 여러 형태로 구현된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색색의 꽃들이 한 나무에서 만개한 Flower Tree는 프랑스 리옹, 중국 상해, 싱가포르 등에서 대형 공공 조각물로 더 유명한 작가의 대표작이다. 계절이 변해도 시들지 않는 이 가짜 꽃들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이고, 작가는 이 인위적인 꽃들을 통해 이 시대의 가장 인공적인 것이 실은 가장 이 시대의 가장 자연스러움임을 역설한다.

 

김종학 (b. 1937) 화려한 색감과 과감한 표현력으로 한국의 자연을 묘사하는 일명 ‘설악의 화가’ 라 불리는 김종학 화백의 작품세계에서 꽃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다. 꽃을 포함한 풀, 새, 나비 등 자연의 소재는 캔버스 안에서 융화되어 자연을 벗삼아 삶을 예찬하는 작가 김종학의 내면세계의 에너지와 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전달해준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구현된 회화작품은 각각 다른 질감과 색감으로 개별화 되어있으나 결코 전체적인 동질감을 잃지 않고 있어 우리시대 대표적인 작가로서 위상이 전해진다.

 

나탈리아 에덴몬트 (b. 1970) 독특한 분위기와 감각적인 색채로 획기적인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 나탈리아 에덴 몬트는 모든 시대를 막론하고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의 모티브를 새로운 각도로 접근한다. 꽃잎 안에 동물의 눈동자를 삽입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작품이 관람객을 노려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고 있는데, 이는 작가가 전통적인 모티브를 거부하고, 꽃은 더 이상 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성찰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미술은 보는 사람에게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라며 화두를 제시한다.

 

빌 베클리 (b. 1946) 사진과 텍스트를 병렬한 photo-text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개념미술의 중요한 작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작가는 색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바크롬사진Cibachrome photograph 작업을 통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식물의 줄기 사진을 사람 키보다도 크게 확대하여, 대상의 잔털까지도 포착하는 작업을 하는데, 이는 생명의 숭고함을 강조하고, 인간이 보지 못하는 것에 시선을 돌리게 하고자 함이다. 흔들리는 꽃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dervish> 시리즈의 작품은 정체되었던 예전 작들과 달리 꽃들이 움직이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Dervish의 본래 뜻이 미친 듯이 춤추는 사람, 엄청난 에너지의 소유자인 것처럼, 꽃들이 요동치는 모습에서 열광적이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다.